블랙홀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체를 확인하기 힘든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최초로 블랙홀의 모습이 포착되었고 이제는 일반인들도 블랙홀의 존재를 체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블랙홀의 형성 과정과, 관측된 모습, 사건의 지평선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블랙홀의 형성
블랙홀은 표면적이 0인 점으로 무한히 수축하는 천체를 말합니다. 특이점을 중심으로 사건의 지평선으로 형성되어 암흑의 구체로 보이기 때문에 블랙홀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블랙홀은 핵연료를 전부 소진하고 중력에 의해 붕괴된 거대한 중성자별들의 잔해로 형성됩니다. 이 붕괴는 별의 중심핵연료가 고갈되고 안쪽으로 밀려드는 중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이상 필요한 열과 압력을 생산할 수 없을 때 촉발됩니다. 이 균형을 유지하는 힘이 없다면, 핵심은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그 핵은 가열되고 밀도가 높아집니다. 별의 가장 바깥층은 증가하는 중력에 의해 안쪽으로 끌어당겨져서 별 전체가 수축하게 됩니다. 어떤 순간이 되면 빛조차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해져서 결국 블랙홀이 됩니다. 블랙홀에는 두 가지 주요 유형이 있습니다. 항성 블랙홀과 초대질량 블랙홀입니다. 항성 블랙홀은 우리 태양보다 몇 배나 더 무거운 별의 잔해로 형성이 됩니다. 이 별들은 중심핵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하는 수백만 또는 수십억 년의 긴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료가 점점 고갈되면서 중심핵은 붕괴가 되고, 별의 바깥층은 초신성 폭발로 방출이 됩니다. 만약 핵이 충분히 무겁다면, 결국은 블랙홀로 형성될 것입니다. 초거대 블랙홀은 대부분의 은하중심에서 발견이 되는데 병합과 강착의 조합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이런 과정에서 더 작은 블랙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합쳐져서 더 큰 블랙홀이 될 것입니다. 이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우주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복잡하고 매혹적인 일입니다.
관측
2019년 4월10일 인류역사상 최초로 촬영한 M87(처녀자리은하의 중심)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태양의 65억 배 정도의 질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블랙홀 뒤나 주변에서 온 빛이 블랙홀을 둥글게 휘감으며 형성된 고리모양으로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사진 같은 검붉은 색이 블랙홀의 색은 아닙니다. 전파 망원경으로 관측되었기 때문에 색은 없고, 에너지밀도 분포에 따라 색을 입힌 것입니다.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어떻게 보일지는 미지수입니다. 흔히 연상되는 2차원적 구멍이 아니라, 중력렌즈 효과에 의해 왜곡된 검은 구체의 형태로 보이는 것입니다. 블랙홀의 본체라 할 수 있는 특이점은 사건의 지평선에 항상 가려져 있어서 외부에서는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퀘이사처럼 매우 거대한 블랙홀은 모든 파장에서 매우 밝게 빛나기 때문에 가시광선으로도 관측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블랙홀은 X선 망원경을 제외하면 관측이 불가능합니다. M87과 같은 블랙홀도 본체가 아니라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을 관측한 것이고 블랙홀의 형상은 본체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2년 5월 12일 EHT로 촬영한 Sgr A(우리은하 중심의 궁수자리)는 태양질량의 약 1300배 정도입니다. 이 은하의 사진은 도플러 효과의 적용 부분이 다릅니다. 이 궁수자리의 자전축은 은하의 자전축이 아니라 지구의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촬영된 블랙홀의 이미지가 흐린 이유는 간단합니다. 굉장히 먼 곳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지평선
영어로는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관측 가능한 현상이 일어나는 경계'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는 "그곳에서부터 탈출할 수 없는 사건들의 집합"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점들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으며, 빨려 들어가지 못하는 입자들에 의해 그 실체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지평선에 있는 입자들은 작은 충격에도 빨려 들어가게 되며, 물질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면 사건의 지평선은 계속 커지게 됩니다. 이것은 감소하지는 않고 증가만 하는 열역학 제2법칙과 매우 흡사합니다. 프리스턴 대학의 야코브 베켄스타인은 사건의 지평선의 넓이가 블랙홀의 엔트로피를 측정하는 척도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치명적 결함이 있었는데, 블랙홀이 엔트로피를 가지면 복사를 방출해야 합니다. 물체를 빨아들이면 방출하지 않는 천체라고 생각하였지만 스티븐 호킹에 의해 블랙홀에서도 복사가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블랙홀은 아무것도 빨아들이지 않을 때 크기가 점점 작아집니다. 그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블랙홀이 소멸하는 것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블랙홀의 크기가 작을수록 증발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에 소멸을 보여줄 블랙홀은 우주 초기에 이미 소멸되고 없습니다. 사건의 지평선의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어떤 물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물체의 질량에 비례하는 일정한 크기 안의 공간에 그 물체의 모든 질량이 들어가야 합니다.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의 반지름을 '슈바르츠실트반경'이라고 합니다.